
불필요한 장보기 대신 집 안 재고를 먼저 돌리면 식비와 시간, 환경까지 함께 아낄 수 있다. 핵심은 보이는 곳에 먼저 먹을 것을 두고 날짜 라벨로 순환하는 것.
1) 유통기한·소비기한·품질유지기한의 차이
유통기한은 매장 진열·판매 가능 기간을 뜻하고, 소비기한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한을 의미한다. 품질유지기한은 맛과 식감이 가장 좋은 시점을 가리킨다. 즉 유통기한이 지나도 보관 상태가 양호하면 즉시 폐기할 필요는 없다. 다만 신선식품·절단채소·생선회처럼 미생물 번식 위험이 큰 품목은 소비기한 내 섭취를 원칙으로 삼고, 개봉 후엔 기한보다 개봉일자가 더 중요하니 라벨링을 습관화한다.
2) 칸별 황금배치: “위-문-서랍” 동선으로 낭비 줄이기
상칸(온도 안정)
- 조리완료 반찬·우유·두부를 상칸 앞으로, 같은 품목은 세로로 겹치지 말고 1열로 진열
- 가장 앞은 3일 내 먹을 것, 뒤로 갈수록 여유 있는 것
중칸(주요 재료)
- 달걀·햄·치즈·열림 용기류 배치, 개봉 라벨은 정면 우측 상단
- 통일 용기(정사각 600ml)로 맞춰 “한 칸=한 끼” 단위화
하칸(저온)
- 생고기·생선은 트레이 채로 지퍼백 이중 포장, 흡수패드 교체
- 육류는 냉장 2일 안 쓰면 즉시 소분 냉동
문 선반
- 소스·잼·드레싱·음료, 개봉일자를 큰 글씨로 표기
- 우측 문 선반 최상단은 “이번 주 소스” 전용 슬롯
야채칸·밀프렙 서랍
- 잎채소는 키친타월 감싸 지퍼백, 뿌리채소는 통풍 홀 있는 상자
- “월수금 샐러드 베이스”를 미리 세척·탈수해 통째로 보관
팁: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“앞→뒤, 위→아래”로 시선이 움직인다. 먹을 것을 앞·위로 당겨 오판 구매를 차단하라.
3) 라벨링 규칙 3가지: 날짜·용량·처리계획
- 날짜: 개봉:YYYY.MM.DD 형식 고정. 유통/소비기한도 작게 병기
- 용량: 남은 분량을 1/2, 1/3처럼 직관적으로 표기
- 처리계획: 수:파스타, 금:볶음밥처럼 요리 예약 메모
4) 10분 리셋 루틴: 매일 똑같이 반복
- 상칸 앞줄 “오늘·내일 먹을 것”을 식탁 위로 꺼내 재정렬
- 개봉 라벨 없는 용기는 즉시 표기, 물기 맺힌 통은 닦아서 복귀
- 유사품목 묶기: 소스류, 유제품, 아침식사용, 반찬/밥반찬
- 뒤칸 식재료 1개를 앞칸으로 승격해 회전 속도 유지
5) 일주일 메뉴 루프: 재료를 ‘끝내는’ 순서
월: 남은 야채로 볶음/수프 → 화: 우유·치즈 소진 파스타/그라탕 → 수: 닭/두부 단백질 중심 볼/덮밥 → 목: 냉동해둔 소분육 해동, 스튜 → 금: 소스류 비우는 볶음밥/비빔면 → 토: 샐러드 베이스 총정리 → 일: 냉장칸 딥클린·재고 점검. 같은 재료를 다른 조합으로 반복하면 간식·배달 유혹이 줄어든다.
6) 품목별 기한 감각표(참고)
| 품목 | 개봉 전 | 개봉 후 | 보관 팁 |
|---|---|---|---|
| 우유·요거트 | 표기일까지 | 3~5일 | 상칸 앞쪽, 매일 흔들어 냄새 확인 |
| 두부·콩류 | 표기일까지 | 2~3일 | 물 자주 교체, 남으면 굽거나 냉동 |
| 육류(냉장) | 구매 후 2일 | — | 바로 소분 냉동, 날짜 라벨 |
| 잎채소 | 3~5일 | 세척 후 2~3일 | 탈수·타월 래핑, 베이스로 미리 준비 |
| 소스·드레싱 | 표기일까지 | 4주 내 | 문 선반 상단 “이번 주 소스” 칸 |
※ 온도, 개봉 상태, 위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감각 확인(색/냄새/거품)을 병행.
7) 냉동고가 진짜 절약 창고가 되는 법
- 소분 규격 통일: 250g·400g 두 규격으로 끝내기
- 납작지퍼백으로 책처럼 세워 진열, 앞면 라벨은 품목·무게·날짜
- 소고기/돼지고기는 부위별로 색 라벨을 달아 해동 실수 방지
- 쌀·빵·약간 남은 치즈도 소분 냉동해 “버리는 돈”을 없애기
8) 장보기 전 체크 5문5답
- 이번 주에 반드시 처리할 재료 3개는? → 장보기 목록 상단에 복사
- 소스·향신료가 겹치지 않는가? → 같은 계열 2개 이상이면 구매 보류
- 아침·점심·저녁 중 어떤 끼니가 가장 비는가? → 그 끼니의 베이스를 우선 확보
- 냉동고에 해동 대기 중 재료는? → 신규 단백질 구매를 미루기
- 용기/지퍼백/라벨·펜은 충분한가? → 정리 도구 없으면 재고가 곧 쓰레기가 된다
9) 가계부가 좋아지는 재고표 예시
| 구역 | 품목 | 개봉일/기한 | 잔량 | 처리계획 |
|---|---|---|---|---|
| 상칸 | 두부 | 개봉:03.10 / 기한:03.13 | 1/2 | 수:두부스테이크 |
| 문 선반 | 파스타소스 | 개봉:03.05 / 4주내 | 1/3 | 목:라자냐 |
| 야채칸 | 양상추 | 세척:03.09 | 2회분 | 화·토 샐러드 |
재고표는 냉장고 옆 측면에 마그넷으로 붙이고, 사용 후 바로 줄 긋기만 해도 체감 낭비가 줄어든다.
10) 위생 체크: “깨끗한 냉장고가 맛을 지킨다”
- 주 1회 선반 분리 세척·건조, 물 때는 식초 희석액으로 닦고 완전 건조
- 누수 방지 트레이를 하칸에 깔아 냄새 오염 차단
- 강한 냄새 식품은 밀폐용기 이중, 베이킹소다 탈취제는 1달마다 교체
11) 바로 실행 체크리스트
① 같은 용기·같은 라벨·같은 칸 규칙 세우기 → ② 개봉일·잔량 표기 → ③ 앞줄을 먼저 먹는 FIFO 습관 → ④ 일주일 메뉴 루프 고정 → ⑤ 장보기 전 재고표 확인. 이 다섯 가지만 지켜도 “사 놓고 버리는 비용”이 크게 줄어든다.
